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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호민 사태
    인간 2023. 7. 29. 02:02

    주호민 사태에 대해 생각해보다가
    만약 내가 주호민 아들의 고추를 본 그 여학생의 입장이었으면 우리 엄만 어떻게 반응했을까 생각해봤는데
    우리 엄마는 내가 엄마한테 가서 “우리 학교 자폐 남자애가 바지내려서 고추 봤어 나 넘 충격 받았어” 라고 했어도 엄마는 별로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을거 같음 그게 뭐 어때서? 이러면서
    왜냐면 우리 엄마는 그런 사람이거든

    그러고 엄마를 만나서 주호민 사태에 대해 아냐고 물어봤는데 모른다길래 설명해쥬는데
    자폐 아들이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서 그걸 학교에서 학교폭력으로 간주했다고 설명해주는 대목에서 엄마가 “어휴 전 지랄들이야 그게 뭐 학교폭력이야” 이러길래 역시나. !
    엄마는 분명 내가 충격 받았다 했어도 “그건 너가 이상한거야“ 라고 했을거임. 성격이 워낙 특이하신 분이라 단점도 많지만 굳이 장점이라고 한다면 자기 새끼라고 절대 편을 들거나 우쭈쭈해주지 않는다는 거임 모든 것에 매우 비판적이고 직설적으로 말함

    암튼 그래서 엄마 말 듣고 내 예상이 맞아서 개웃겼는데 그럼 만약 내 딸이었으면? 하고 생각해보니
    나도 별로 그게 큰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았을거 같음.
    물론 그 주호민 아들의 케이스에서는 정확한 상황을 모르니 그 상황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수 없지만(더 섹슈얼한 제스처나 뉘앙스가 담겨있었을 수도 있음 아님 고추가 발기 상태 였다거나)
    그냥 단순히 ’자폐 남자아이가 바지를 내렸다‘ 라면 뭐 그럴수도 있다 라는 생각. 우리 딸이 충격 받았다고 했어도 일단 심리적으로 위로?를 해주겠지만 고추는 충격적인게 아니다 남자 누구한테나 달려있다 그 친구는 악의를 가지고 그런게 아니라 자폐라는게 우리의 뇌 회로와는 다르게 행동하게 한다 하면서 장애에 대한 이해를 시켜주려고 했을 것 같음.

    그래서 그 여학생 부모가 그걸로 항의를 한게 뭔가 원래 말썽 피우는 자폐아 하나가 학교에 있는게 영 맘에 안들었는데 자기 딸 앞에서 바지 내렸다니깐 이때다 싶어서 딸의 반응을 더 과장시켜 꼬투리를 잡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함.

    어쨌든 주호민 부부가 교사 고소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학교에서 과민반응을 보인 모양이던데 그것도 이해 간다. 이게 단순히 ‘우리아들’ ‘우리새끼’라서 그러는게 아니라 자폐아의 케이스이기 때문에 다르게 볼 수 밖에 없다. 왜냐면 나도 내 자식이 자폐였으면 그 아이를 키우는게 단순히 우리 새끼 보호하기가 아니라 장애에 대한 세상의 편견과 싸우고 각종 미흡한 제도를 손수 겪고 불합리한 면들을 많이 보게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로써 마주하는 경험들로 모종의 개썅정신이 착장될 수 밖에 없다. 아니 사실 대다수는 개썅정신 착장하기 보다는 그냥 사회적 약자로써 더 쭈구리 되기 마련인데 전에 주호민이 부인이랑 같이한 팟캐스트 몇번 들었던걸로 봐서 부인 보통 성격은 아님. 졸라 꼼꼼하고 성깔있어 보이던데 그런 사람이니깐 자폐아에 대해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면들에 대해 더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했겠지. 학교에 개지랄을 떠는게 그냥 감히 우리 새끼를 건드려가 아니라 그거보다 더 큰 어떤 사명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하기, 장애인 교육 제도 갖추기 등이 필요하니깐 그런건 지랄 안하면 쉽게 안바뀌니깐
    물론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교사 고소 보다는 더 좋은 방법이 많았을 것이고 고소가 올바르고 합리적인 선택이라고는 생각 안하지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자폐아 가정과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사회 제도와 인식이 더 크고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게 진짜 비난 받아야 할 실체인데 그 대신에 한 가정이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있는 걸 보면 이러한 사회적 문제는 더 악화될 수 밖에 없음. 우리나라의 미래는 더 어둡다.

    이 사태에 대해서 주호민 병신이냐고 자기는 이 일로 자폐아에 대한 인식만 더 안좋아졌다고 글쓰는 사람 여럿 봤는데 그건 니 문제지 자폐아가 무슨 죄야. 자폐 아동 자폐인 장애인들에게는 아무런 죄가 없음. 그리고 그런 인식은 이런 사회적 문제를 더 악화시키기 때문에 교권 회복에 더 악영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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