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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어떤 강의를 듣고 나오면서 존나 빡쳐서 쓴다
세시간 짜리 강연으로 계획이 잡혀있었는데 일단 강연이 세시간이라는 것부터 넘 폭력적이다.그리고 그렇게 긴 시간이면 보통은 뒤에 한시간 정도는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나
근데 오늘 이 인간은 세시간을 내리 숨도 쉬지않고 떠들고 시간 오바까지함너무 견디기 힘들어 미치는 줄 그러면서 별의별 생각이 들었다
스타트는 좋았음이거는 멘토링 같은 강연이었는데 공공미술이란 뭔지 공적기금 사업에 예술가는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이런 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내용이고 말을 전달력있게 잘하길래
귀를 쫑긋 세우고 필기까지 하며 관심있게 들음
근데 이게 한시간이 넘어가니깐 점점 주의력의 한계가 오더라 그래서 처음엔 날 자책했음
고딩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선생님들 말 한토시 놓치지 않고 수업을 열심히 듣던 나였는데지금은 왜이렇게 산만해졌지 그때는 똑똑했는데 지금은 존나 멍청해졌군 하면서
근데 계속 생각을 해보니깐 슬슬 빡치는거임
강연이 시작된지 한시간 반이 된 시점이었는데 일단 난 화장실에 졸라 가고싶었고
근데 그사람은 전혀 쉬는시간을 가질 기미를 안보이며 쉴새없이 떠드는 것이었음
엄마랑 나는 방광이 작은데 엄마가 맨날 브레이크타임 없이 몇시간 내내 하는 공연은 고소해야한다 했음
나도 영화관에서 화장실 한번쯤은 꼭 가는 입장에서 조금 이해가 가는 주장임
근데 이사람도 진짜 폭력적일 정도로 말이 너무 많고
이게 청중과 대화하면서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계속 자기 얘기만 미친듯이 떠들어대는 것이었음
그래서 아 못참겠다 하고 일단 화장실을 다녀옴
내가 돌아오자마자 십분 쉬는시간을 갖겠다해서 조금 미안했지만그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고 계속해서 떠들어댔음 그리고 나한테 강연 어떻냐고 물어봐놓고서는
내가 대답을 하는데 듣지도 않더니 또 말 끊고 자기 얘기를 하는것임;; 대단쓰
그리고 강연이 다시 시작됐고 나는 허리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하며 이제 그사람이 하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 지경이 되었음
그러면서 '좋은 강연이란 뭘까'라는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일단 한국인들은 발표를 존나게 못함
나도 어릴땐 엄청 내성적이고 목소리 작고 그랬는데
미국가서 애들이 수업시간에 서로 다투면서 손들고
아예 말하지 않는 애들은 찐따라는 것을 보고 나도 의견을 많이 내려고 노력함
어떤 똥양인의 스테레오타입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도 어느정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무슨 과제를 하던지 항상 그것을 프레젠테이션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했음
초딩 저학년때부터 수많은 발표를 시키는데
내용만 좋다고 해서 좋은 평가를 받는것이 아니라
발표를 얼마나 전달력 있게 하는지, 그리고 심지어 피피티의 디자인이 얼마나 가독성있고 미적인지 까지도 죄다 평가항목에 들어갔다.
이건 다른 얘기지만, 미국에서 했던 첫 발표가 기억난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내가 살던 주인 캘리포니아의
위인 중 한명을 고르고, 자기가 직접 그 사람을 연기하면서 자신을 소개하는 과제였음.
나는 그때 esl 반에서 한국인들이랑만 놀다가 영어가 도저히 늘지 않아 일반학교로 처음 옮겼을 때였다.
그래서 말도 잘 못하고 선생님 말을 이해하는데도 어려웠지만, 선생님이 많이 배려를 해주셨다.
Ms. Knox. Penny Knox. 아직도 기억하는 이름
어느날 녹스 선생님이 자기 이름에 왜 Mrs. 가 아니고 Ms.가 들어가는지 설명하면서
몇년전 자기 남편이 죽었고, 그때 너무 우울해서 살이 엄청 쪘었다, 인간은 스트레스 받으면 의지할 곳이 필요한데 자기는 그게 음식이었다, 라는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선생님이 그런 개인적인 얘기까지 하는 것이 당시에 11살인 나에게 문화컬쳐였지만, 아이들을 너무 아이 취급하지 않고 진정성있게 대하는 미국의 어른들의 모습이 좋았다.
어쨌든
당시에 캘리포니아 위인 100명의 명단이 있었고, 그 중에서 다들 한명씩 골랐다. 근데 나는 그사람들이 누군지 아무도 모르니깐
그냥 알파벳순으로 되어있는 리스트 가장 위에 있는 Ansel Adams를 골랐다.
그러자 선생님이 잘 골랐다면서 그는 굉장히 아름다운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라고 했다.
그리고 며칠간 이 발표를 어떻게 할것인지에 대한 엄청난 고민에 빠졌다. 나는 영어도 못하고 이런 발표도 해본 적이 없으니깐.
인터넷으로 앤셀 아담스를 리서치했는데 그는 캘리포니아의 광활한 자연을 흑백으로 담는 사진작가였다.어린 내가 봐도 참으로 아름다운 사진들이었다
리서치를 바탕으로 스크립트를 썼는데, 문제는 프레젠테이션이었다.그냥 단순 읽어내리는 발표가 아니라, 내가 코스튬을 입고 진짜 그의 연기를 해야 했으니깐.
그래서 엄마랑 머리를 맞대며 고민했고, 백인 할배 연기를 위해 그 당시에 집에 왜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어쨌든 집에 있는 코주부 안경을 끼고, 아빠 남방을 걸치고, 아빠 등산 모자 같은 걸 쓰기로 함.이런 느낌 연출을 위해.. 그리고 필름카메라를 목에 걸고, 마지막에 관객을 향해 사진을 찰칵 찍는 퍼포먼스 까지 생각을 했다.
그런 구상을 하는 과정이 참 재밌었다.
참고로 그때 내가 코스튬 입은 사진이랑 그 관객 향해 찍은 사진 집에 있음 나중에 찾아봐야지
어쨌든 굉장히 열심히 신경을 써서 발표를 했고, 선생님은 나보고 너무 잘했다며, 영어가 너무 늘어서 so proud of you 하다면서 칭찬해주셨다. 그래서 참 뿌듯했다.
이런 교육을 끝없이 받다보니 나는 무엇이 좋은 발표인지에 대한 감이 생겼고, 피피티 포맷도 굉장히 공들여서 만들고 하는게 넘 재밌었음. 나름 피피티 이쁘게 만드는 걸로 친구들한테 유명했다. (물론 그때의 기억을 되짚어보면 그냥 모든 효과를 다 때려넣는 끔찍한 무지개 피피티였음)
근데 한국와서 놀란게 그때 중딩때 왔는데도 애들이 피피티 만드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임...
아니 그게 어려운 프로그램도 아니고 초딩도 다하는걸 왜 못하지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히 그렇겠지... 학교에서 안 가르쳐주니깐어쨌든 발표를 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단순 발표 그 이상의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 전달해야 듣는 사람에게 이해가 가는지,
청중을 어떻게 대해야 나의 요지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내 이야기를 하면서도 사람들을 어떻게 지루하지 않게 할 수 있을지,
발표의 주제에 따라 어떤 톤과 제스쳐로 이야기해야 설득력이 있는지,
등등. 내 자신의 모습을 타인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연습을 하고 내 자신을 어떻게 연출해야 할지,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어떤 점을 신경써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개선할 여지를 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병신같은 한국 교육은 절대 이런 걸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러니 그냥 가만히 앉아만 있다가 사회에 내던져진 인간들에게 발표를 시키면 개엉망진창인 것이다.
또한 타인과의 대화를 할때도 항상 자신감이 없고 서로 표면적인 네네만 하다가 끝난다
아니 지금 내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에서 많이 벗어나긴 했는데...
어쨌든 일단 최악의 발표타입은 그냥 대본써와서 그걸 줄줄이 읽는 인간들인데
진짜 존나 최악이고 개싸이코패스다 발표를 그딴식으로 한다는거는 전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개이기적인 짓임
근데 오늘 강연을 들으면서 느낀거는
그거보다 더 최악인 타입은 그 인간처럼 존나 나르시스트 발표자 아닐까 싶음
그니깐 강연도 결국 발표의 한 형태인데 일단 코리안들 강의력 존나 없고
지가 강의력 없으면서 학생들이 안듣는다고 개히스테리부린 중학교 선생 생각난다
그때 갓 처음 교사가 된 사람이었는데 진짜 존나 로봇같이 칠판에 글쓰면서 무리수는 이러이러한 거야. 유리수는 이러이러한거야. 만 하니깐
혈기왕성한 중2 애새끼들이 그걸 가만히 듣고 있겠냐고 당연히 다들 그 선생님 수업은 개노잼이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개떠들고 돌아다니고 pmp보고 개난장판이었음
그게 한 몇달 지속되니깐 그 선생이 빡돌았는지 어느날 갑자기 야!!!!! 하면서 막 목소리 울먹이면서 부들부들 소리를 지르는거임. 너네 정말 말 안들을래!!!! 하면서 갑자기 조용하던 인간이 꼭지가 나가서 괴성을 지름.
다들 존나 어리둥절해서 일단 조용해지긴 했는데
어차피 며칠 못감 그러고나서 꾸준히 개씹노잼 강의력을 선사하여 우리는 다시 개난장판으로 돌아감
그 선생이 했던 말 중에 기억나는게, 자기 과목이 사회나 국어 이런거였으면 수업하면서 재밌는 이야기도 하고 그랬을텐데 수학이라서 할 이야기가 없다, 그래서 재미가 없을 것이다 였는데
존나 개소리고 그냥 지가 강의 존나 못하는걸 남탓하는 개병신임... 그런 인간들은 교사 못하게 법적으로 금지시켜야한다
어쨌든!!!! 아무튼 국공립 초중고교엔 그런 무능하고 저 인간은 도대체 무슨 재미로 살까 싶은 ㄱㅆㅎㅌㅊ 강의력 교사들이 많은데
미술 전공 대학 대학원 다니면서 느낀 것은 그것보다 더 최악인 부류가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나르시스트 예술충 강사 타입이란 것이다...
이 인간들 특징은 존나 한 10년동안 동굴에 갇혀있다 나온 사람처럼 말이 조오오오온나게 많음
존나 눈치 하나도 없고 상대방이 어떻게 듣고있는지는 전혀 눈꼽만큼도 신경 안쓰며 지 얘기에 혼자 심취해서 지 얘기만 미친듯이 해댄다는거임
그러면서 지는 지가 말잘하는 강의력 좋은 인간이라 생각하며 자위함
예술충들 주변에 친구도 별로 없고 맨날 혼자 이상한 생각하고 사회생활도 많이 안해보고 근데 자기애는 많아가지고
시발 지금 쓰면서도 또 빡치네 암튼 이런 인간들 말 존나 많은 사회악임
암튼 한 40대 초중반 정도에 주로 존재하는데 그니깐 완전 원로도 아니고 그치만 청년도 아니고 존나 애매해서
강의 열심히 하려는 패기가 넘치는데 지가 학생들보다 경험이 많으니깐 가르쳐들려는 자세로 지 주장을 펼침
지는 지가 존나 좋은 조언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막힘 없이 자기 생각을 얘기하는 자신의 멋진 모습에 심취함
근데 듣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일리 있는 말이긴 한데 의견을 얘기할 시간을 전혀 안주고 자기 혼자서면 떠들기 때문에 한시간 넘어가면 존나 지침
만약에 질문을 했다 하면은 그거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그거에 대해서 지 혼자 고민하고 지가 생각하는 바, 그거와 관련돼 지가 경험했던 바만 한 십분 넘게 얘기함. 막상 질문을 한 사람한텐 별로 도움도 안됨
지가 몇시간씩 떠들고나서 마지막에 질문 있어요? 하면 듣는 사람들은 다 녹초가 되어 시발 빨리 튀고 싶다 생각해서 그냥 가만히 있음
그러면 또 그 정적을 이용해서 아, 근데요 하면서 지가 또 든 생각을 몇십분 동안 이야기함
그리고 그런 인간 특징은 실컷 떠들고 아, 너무 내 얘기만 했나? 하면서 깔깔깔 웃음. 근데 나머지는 존나 빡쳐서 정색하고 있기 때문에 지 혼자만 웃음 (근데 역시나 그거 캐치못함)
그런 인간을 보고 있으면 정말 사회에서 마주치면 얼마나 피곤한 인간일까 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일도 지 멋대로 하고 지 주장만 말하고 지 방식으로만 해석하겠지.
그리고 그런 인간은 주변에 친구가 없을거기 때문에
이런 강의에서 기회가 주어지면 옛다 하고 말이 더 많아지는 거겠지 평소에 말할 사람도 없으니깐
시발 존나 악순환임 ;;
오늘 강의했던 사람은 무슨 그룹으로 일하는 것 같던데 그 사람과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인간일까 존나 궁금하다.,,
그리고 세시간 오바돼서 존나 계속 몇십분 넘게 얘기해가지고
한명이 아 저 진짜 가봐야돼서 먼저 가겠습니다 하고 일어나는데
순간 와시발 존나 똑똑하네 내가 왜 저 생각을 못했지 싶었음
물론 그분은 진짜 일이 있었던 것 같긴한데
앞으로는 그런 인간이 시간 오바하면 가차없이 스케줄 핑계대면서 일어나야겠음
근데 보통 그러면 강연자가 아 시간 못지켜서 죄송해요 하면서 빨리 마무리 짓는게 상식적이지 않겠음?
그치만 그 인간은 아 네 잘가요 하면서 손을 흔들고, 전혀 미안한 기색도 없고 오히려 지한테 실례를 끼쳤다는 표정으로
계속 지 얘기를 이어나갔음 존나 환장하는줄
암튼 그래서 난 한시간 반이 지난 시점부터 존나 듣기 힘든 티를 숨길 수 없어서
한숨도 쉬고 대놓고 폰도 보고 그냥 정색만 하고 있었는데
존나 대단한 것은 재단 직원 분 중에 진짜 전형적인 사랑 많이 받고 자란 타입인 분이 있는데 (항상 생글생글 웃고 리액션 좋고 미소가 얼굴을 떠나지 않음 보고있으면 상쾌한 기분이 들음)
그 분은 정말 끝까지 입꼬리를 내리지 않고 일일히 다 리액션 해주시더라
보면서 진심 존경스러웠음... 어떻게 인간이 예수가 아니고서 그럴 수 있는 것인가?
어쨌든 시발 그런 인간은 국가가 잡아가야 한다... 남들을 고문하는 범죄를 저지르는 거임